새정부의 가상화폐 활성화 방안에 증권사도 바삐 움직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세웠던 가상화폐 활성화가 구체화 조짐을 보이자 증권가도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가시화될 경우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력구성을 위한 전담 조직을 세우는 증권사도 속속 등장했으며 자체 내부인력도 재배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 별 가상화폐 시장 참여 움직임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1일 블록체인 기반의 프롭테크 기업인 루센트블록에 시리즈A 투자를 집행했다. 루센트블록은 지난 2018년 3월 설립된 블록체인 기반의 프롭테크 기업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수익증권화해 주식처럼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거래소 ‘소유’를 개발했다.
KB증권은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과 NFT(대체불가능한토큰), 블록체인 기반 가상자산 생태계 등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정기 발간한다. 또한 다올투자증권과 같이 원프레딕트라는 AI 기반 기업 시리즈C 투자에 지난 22일 참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지털전략본부의 경력직 공개채용 한다고 밝혔다. 해당 채용 인력에는 신사업 추진을 담당할 인력을 뽑는데, 연구개발(R&D)과 블록체인 담당자를 뽑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도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관계사인 미래에셋컨설팅 산하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가상자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체불가토큰(NFT)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자산의 기관 대상 서비스를 연구와 개발 인력 채용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5일 비햅틱스라는 기업에 시리즈B 투자를 했다. 비햅틱스는 촉각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조끼, 토시 등 관련 제품을 가상현실(VR) 업계 및 개인에게 판매한다. 비햅틱스는 이번 투자금을 메타버스를 비롯한 가상공간 제품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증권은 블록체인 기반 증권형토큰(STO·Security Token Offering) 사업에 뛰어들고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STO란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 등을 이용해 전자형 토큰으로 전환하고 이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실물자산 기반이 없는 기존 ICO(암호 화폐 공개·Initial Coin Offering)와 달리 기존 주식과 채권은 물론 부동산과 미술품 등도 토큰화해 거래할 수 있다. STO는 소유권, 지분, 이자, 배당금 등 관련 작업도 가능하다.
또한 지난 8일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엠투에스에 6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했다. 엠투에스는 VR 기기 등을 활용한 안과용 의료기기 등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눈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관찰한 뒤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삼성증권도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 STO 개발·운영 업무를 담당할 해외 석·박사급 인재 공채를 진행했다. 추가로 글로벌 컨설팅 기업에서 STO 관련 컨설팅을 받기도 하는 등 가상자산에 대한 사업 기회를 모색 중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블록체인 업체인 두나무 지분 6.14%를 인수했다.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다.
대신증권은 전담팀은 없지만 꾸준히 스터디를 통해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현재 구체적으로 전담팀을 꾸릴 계획 등은 없지만 시장 흐름에 대해서 꾸준히 스터디하면서 팔로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가상화폐 시장을 넘보는 이유
증권업계가 가상자산 관련 공약에 주목하는 이유는 자본시장이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로 위축되는 반면 가상자산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당분간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 등으로 증시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증권사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권사들의 수익모델은 정체돼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고 정부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시장에서의 선점효과와 투자자 확보를 위해 경쟁 구도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매출은 3조7055억원을 기록했다. 2위 거래소인 빗썸을 운영하는 빗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100억원이다. 80%를 웃도는 영업이익률을 토대로 한 코인거래소의 이익 규모는 대형 증권사를 넘어섰다. 지난해 미래에셋증권(1조5000억원), 한국투자증권(1조3000억원), 삼성증권(1조2800억원), NH투자증권(1조200억원) 등 4개 증권사가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들어갔지만, 두나무의 영업이익만 3조원이다. 두나무의 당기순익은 2조원이 넘고, 빗썸 순익을 합치면 3조원에 넘어선다.
증권과 유사한 방식의 사업모델인 것도 증권사들이 사업진출을 꾀하는 이유다. 현재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실물자산 기반 서비스에 가상화폐 등 디지털 기반 시스템을 추가로 장착하면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윤석열 당선인의 가상화폐 공약도 진출 기회로 적용될 것이라는 판단도 있다.
증권사들은 특히 국내 가상화폐발행(ICO) 허용과 증권형 토큰에 주목하고 있다. ICO는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와 비슷한 구조로 가상화폐를 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가상화폐발행이 허용되면 삼성코인, LG코인 등 일반 기업에서도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을 적용해 증권형 토큰을 기업공개(IPO)와 동일시할 경우 업비트, 빗썸 등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증권형 토큰을 중개할 수 없다. 이들 거래소는 특정금융정보법상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했지만, 투자중개업 인가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블록체인·가상자산이 대세” 증권업계 관련 기업에 잇달아 투자
인수위 가상화폐 검토 소식에 증권가 발빠른 행보
증권사들이 가상화폐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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