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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클레이튼 돈세탁 의혹 논쟁점 (크래커랩스, 믹서)

' 믹서'  기술 이용 세탁하여 클레이 매도 의혹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었다면 바로 잡혀갔을지도 모릅니다. 그 정도로 큰 사안입니다.” 최근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서 발생한 일을 두고 가상자산 사업체를 운영하는 A 씨가 한 말이다. A 씨가 말한 사건은 클레이튼과 관계가 깊은 크래커랩스에서 최근 발생한 ‘믹서’를 통한 클레이튼 기축통화인 클레이(KLAY) 매도 사건이다. 믹서는 쉽게 말해 ‘돈 세탁기’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인 크러스트로부터 클레이를 투자받은 곳에서 돈세탁했다는 내용이어서 가상자산 시장에 충격을 줬다.

 

크래커랩스는 클레이튼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법인 크러스트(Krust)에서 거액 클레이를 투자받은 바 있다. 크러스트에서 거액을 투자한 투자사가 공개적으로 클레이를 매도한 것도 아니고 믹서로 돌려, 돈세탁을 통해 매도한 만큼 클레이튼 커뮤니티 충격은 컸다. 이에 클레이튼 재단은 3월 9일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 관련하여 클레이튼 재단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재단은 의혹과 관련된다고 언급되고 있는 크래커랩스에 사실관계 해명을 요청했다. 이른 시일 내에 크래커랩스가 해당 건에 대해 직접 해명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믹서란 무엇?

믹서를 간단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모든 거래 내역을 누구나 다 투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투명하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해커들이 남에게서 돈을 빼돌리거나, 불건전한 자금을 다른 사람에게 보낼 때 믹서를 쓴다. 믹서는 가상자산을 여러 계정으로 보내고, 그걸 다시 합치는 과정을 통해 가상자산의 기록을 섞는 것을 뜻한다. 자금 추적을 피하는 기술은 다양하고 이런 여러 기술을 포괄해 흔히 믹서라고 부른다. 기술은 다양하다. 


현실 세계에 대입해 보면, 범죄자가 ATM에서 어디로 돈을 보냈는지 최종 목적지를 찾기 어렵게 하기 위해 한 번이 아니라 순식간에 수십 번 돈을 보냈다고 상상해 보자. 범죄자는 그렇게 옮겨진 그 수십 개의 계좌에서 다시 수십 개 계좌로 보낸다. 이런 방식으로 돈을 쪼개다가 몇 개 계좌는 버리기도 하면서, 한 곳으로 조금씩 합치는 걸 가상자산 시장으로 가져온 게 대표적인 믹서 기술이다.

합쳤다가 쪼갠다는 단어 그대로 믹싱 관련 기술은 많다. 전송 기록을 끊임없이 늘리다가 실제 전송은 이 가운데 하나에 숨기는 방법도 있다. 다양한 믹서 기술로 범죄자는 자신의 거래 내역을 숨기길 원한다. 북한이나 해커들이 많이 써 유명해지면서 미국에서 금지된 ‘토네이도 캐시’도 믹서 서비스의 일환이다. 이번 크래커랩스에서 벌어졌다는 사건에도 이런 기술이 적용됐다.

 

카카오 관계사서 클레이튼 기축통화 ‘쪼개기 입금 정황

3월 6일 텔레그램 채널 ‘크립토 체크’에서 한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크립토 체크는 “매일 50만 클레이 입금하는 지갑을 발견했다”면서 “어느 한 바이낸스(가상자산 거래소)로 2월 22일부터 3월 6일까지 총 653만 클레이가 입금됐다”고 밝혔다. 당시 시세로 653만 클레이는 약 20억 원 가치였다. 크립토 체크는 “거래 내역 역추적이 쉽지 않지만 일단 기록했다. 언제까지 입금할지 보겠다”고 밝혔다. 해당 지갑 문제가 지적되면서 돌아가던 ‘돈 세탁기’는 3월 7일부로 작동을 멈췄다.

3월 8일 코인 인플루언서 변창호 씨가 이 포스팅을 보고 해당 지갑을 추적했다. 변 씨는 “입금 기록은 없는데 출금만 있는 상태”라면서 “A가 스테이클리라는 De-Fi(탈중앙화 금융)에 정상적으로 입금한 뒤 출금할 때는 스테이클리에서 갑자기 B로 출금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 씨는 해당 자금을 믹싱해 바이낸스에 매도한 게 크래커랩스 지갑이라고 지목했다. 즉, 크래커랩스가 갖고 있던 클레이를 시장에 매도하면 분명 욕을 먹을 테니, 이를 믹서로 아무도 모르게 팔아 치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다들 ‘이 정도 섞어 놓은 것을 찾아낸 게 신기한 수준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크래커랩스 해명

크래커랩스 관계자는 “이번 거래를 통해 현금화한 적은 없다. 약 250만 달러 규모 클레이를 매도해서 타 코인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커뮤니티에서 발생한 논란을 줄이기 위해 다시 클레이를 사서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클레이는 소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래커랩스 관계자는 “(믹싱 기술이 아닌) 시장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몇 단계 절차를 걸쳐 분산해 거래소 지갑으로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믹서를 만들어 전송할 이유가 없다. 이번 믹서는 입금자만 출금이 가능한 De-Fi가 있는데, 이곳에서 특정 함수는 입금된 적 없는 지갑으로 출금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입금자 지분을 다른 곳으로 출금하는 함수가 있는데 이게 이번 믹서의 핵심이다. 이런 방식은 추적이 매우 어렵다. 시장에 악영향을 위해 그렇게까지 추적이 어렵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커뮤니티 반응

이런 해명에도 커뮤니티 반발은 계속됐다. ‘꼬리 자르기’처럼 별개 법인으로 주장한다고 해도 크래커랩스에 많은 클레이가 투자된 만큼 크러스트 등 운영사 책임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크래커랩스는 일종의 이사회 멤버라고 할수 있는 클레이튼 GC(거버넌스 카운슬) 멤버다.  커뮤니티에서는 ‘지분 관계만 없을 뿐 큰 돈을 투자받고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는데, 이제 와서 모르는 척 발뺌한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재단이나 관계사는 가진 가상자산을 매각 전 사전 공지하는 게 당연하게 취급된다. 만약 일론 머스크가 ‘절대 팔지 않겠다’던 테슬라 주식을 세탁기로 돌려 몰래 파는 게 적발되면 어떻게 되겠나. 머스크처럼 대표는 아니더라도 크래커랩스도 GC 멤버인 만큼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했다”면서 이번 일을 황당해 했다. 가상자산 업계 다른 관계자도 “이번 일은 위믹스 유통량 이슈보다 훨씬 더 심각한 일이다. 클레이튼도 위믹스처럼 상장폐지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대표 사임

크래커랩스의 최대 주주는 정주환 전 카카오 부사장으로, 전체 지분의 58%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거쳐 그룹 내 미래이니셔티브(미래전략추진실) 부센터장을 역임했다. 김범수 전 의장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미래이니셔티브는 남궁훈 전 대표도 공동 센터장을 역임하는 등 카카오 핵심 임원들이 결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클레이튼측도 크래커랩스를 비롯한 GC에 클레이 물량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내부거래 제한 기간을 설정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는 구두계약이었다는 점에서 크래커랩스측의 도덕성 해이와 함께 클레이튼측의 운영 미숙 또한 지적받고 있다. 다만 크래커랩스의 클레이튼 생태계 내 ‘특수 지위’를 생각하면 불가피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이같은 크래커랩스의 ‘카카오 전 임원 우대’ 논란과 KGF 부실 운영, 각종 러그풀 의혹등이 불거지자 지난달 말 강준열 대표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과 함께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크래커랩스의 클레이 대량 매도 사건까지 터지게 되자 최근 크러스트로부터 클레이튼 운영을 이관받은 클레이튼 재단은 출범 초기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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